2018년 싱가폴 여행 후기 - 1편
ATTENTION : 매우 길고 진지하고 사적인 이야기가 좀 있는(재미없는) 서론이니 바로 본문으로 스크롤 쭉쭉 내리시오
나에게 있어서 싱가포르는 고등학교 2학년때 학교의 수학여행으로 한 번 가 본적이 있는 나라이다. 그 때 당시의 나는 영어도 못하고, 예술의 예, 아니, ㅇ도 모르는 고딩이었다. 처음으로 영어권 나라로 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안 믿기겠지만) 당시 나름 학교에서는 공부를 하는 우수한 학생이어서, 싱가폴사람들과 인터뷰를 따와야 한다는 중대한 임무가 내게 주어졌었다. 물론 교과서식 영어는 자신있지만, 실제로 사람들과 말하는 영어는 참으로 어색한 것이었다.
걱정과는 달리 나는 싱가포르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다채로운 문화에 사로잡혔고, 매우 즐거운 수학여행을 보냈다. 그 때 당시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엄청 히트를 칠 때여서, 인터뷰를 하는 족족 두유노 강남스타일?을 물었던 흑역사가 있지만... 세계의 여러 나라 사람들과 영어라는 언어로 말이 통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했고, 영어를 좀 더 잘하고 싶었다.
수학여행의 막바지에 어느 쇼핑센터에 들렀다. 다들 자유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다가 쇼핑몰 안의 한 갤러리를 보게 되었다.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은 내가 알던 예술을 한참 넘어선 것들이었다. 내가 아는 예술은 예쁜 유화, 사실과 똑같은 그림, 화려하고 장식적인 일러스트들이었다. 그러나 예술계가 말하는 예술은 그러한 것에 국한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나는 이내 큰 충격에 빠졌다. 기껏 아틀리에에서 뎃셍을 제일 잘 한다고 내가 예술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그렇다고 훌륭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이다.
싱가포르로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나는 그 충격(자신의 영어에 대한 것과 예술에 대한 것 둘 다)에 한참동안 우울한 시기를 보냈다. 내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걸까, 하고. 그리고 고2에서 고3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나는 영국유학을 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여기부터 본론이오
이처럼 싱가포르는 내게 메카와 같은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얻은 충격으로 영국유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 덕에 영국에 가서 여러 경험을 쌓고, 그 경험 덕에 독일유학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싱가포르를 6년만에 재방문하게 되었다. 그것도 출장으로 오게 되었다!! 예술과 영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고딩이, 해외 아트페어의 출전자로서 다시 오게 된 것이다. *소오름
완벽하게 여행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서 시간과 예산에 한계가 좀 있지만, 짧은 시간에 컴팩트하게 싱가폴을 즐기고자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이 후기를 작성해본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숙박과 항공권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항공권은 싱가포르 항공에서 예약했다. 중국 남방항공같이 싼 항공권도 있었는데, 이 경우에는 긴 시간동안 경유를 해야해서 그만 두었다. 직항을 찾고있었는데, 싱가포르 항공이 직항이 있어서 싱가포르 항공으로 결정했다. 스카이 스캐너로 찾는것 보다는 싱가포르 항공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는 편이 더 싸서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다. 예약은 출발 한 달 전에 했는데, 직항으로 한화 60-70만원 했었다. 은근히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일본에서 싱가포르까지 직항으로도 7시간 30분 걸리는걸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싱가포르에는 창이 국제공항이 있다. 대부분 다른 도시들의 국제공항이라면 규모가 큰 대신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창이 국제공항은 규모도 큰 주제에 시내랑 가깝다. 그래서 착륙할때 시내 위를 아주 낮게 날아가는데, 이 광경은 꼭 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우 스릴이 넘치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택시타고 10분정도 걸렸고, 택시비는 24달러였다. 정말로 가깝다.
숙박은 팬퍼시픽 싱가포르 Pan Pacific Singapore에서 묵게 되었다. 부킹닷컴에서 예약을 했는데, 때마침 특가가 있어서 6박 7일에 180만원정도로 예약했다. 법인카드여서 맘 편히 긁을 수 있었다. 가격이 좀 있는 이유는 이 호텔이 마리나 베이쪽에 있고, 쇼핑몰이랑 바로 이어져있는, 이른바 노른자위땅에 있어서 그런것 같다. 마침 출전하는 아트 스테이지 싱가폴 2018도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리기때문에 위치상 가까운 이곳이 적합하다고 생각되었다.
숙박비에는 피트니스 센터, 수영장비가 포함되어있다. 투숙객이라면 얼마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 조식은 포함되어있지 않다. 가격은 24달러정도였는데, 솔직히 이 돈으로 근처 푸드코트에서 먹는게 훨씬 재미있는 경험도 되고, 맛도 있는것 같다.
내가 묵은 방은 이런 느낌이었다. 방도 쾌적하고 아침마다 룸 서비스가 와서 꼬박꼬박 깔끔하게 치워주었다. 미니바도 충실하게 채워져있었고, 타올도 매일 뽀송한 타월로 갈아준다. 세탁도, 드라이클리닝도 해준다. 물론 이 경우에는 따로 돈을 더 지불해야하지만, 장기출장을 오는 나같은 비즈니스맨들에게는 매우 필요한 것이다.
티비는 별로 볼 게 없었다. 대신 핸드폰의 이어폰잭과 테레비의 스피커와 연결시켜주는 선이 테레비와 연결되어 있어서, 본인의 노래를 스피커로 틀 수 있어서 좋았다. 리얼리 아침을 클래식으로 맞이할 수 있다.
와이파이가 매우 잘 되어있다. 신호도 잘 터지고 무엇보다 나는 컴퓨터를 자주 사용해야하는데, 랜선이 있어서 참 좋았다. 게다가 속도도 빠르다. 오랫만에 게임이나 해볼까 싶었지만 블로그포스팅해야해서 참았다. 데스크도 잘 되어있다. 참고로 사진은 이 글을 적으면서 바로 찍은 것이다. 화면상 방이 매우 누렇게 나왔는데 실제 조명은 전혀 누렇지 않다. 그냥 따듯한 색깔이지 결코 누렇지 않다.
베란다에서 보는 야경이 참 멋있다. 마리나 베이 호텔과 그 앞의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연꽃처럼 생긴 건물)이 한 눈에 보여서 참 아름답다. 근데 단점이라면 밤마다 마리나 베이 호텔에서 하는 쇼의 레이저가 베란다까지 닿는다...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사진은 부킹닷컴에서 가져왔다. 화장실은 이렇게 생겼다. 넓고 쾌적하고 좋았다. 세니터리용품이 다른 고가호텔보다는 조금 부족했지만, 다른 서비스가 좋았기에 별로 크게 신경은 쓰이지 않았다. 샤워룸과 침실이 유리벽으로 되어있어서 커플이 아닌 두 명이 묵게된다면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옆에 잘 보면 커튼을 내리는 버튼이 있다. 물론 나는 혼자니까 시원하게 다 열어놓는다. 역시 혼자가 짱이다.(주륵)
이번 포스팅에선 내가 묵었던 호텔과 항공권에 대해서만 적어보았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본격적으로 내가 가본 관광지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그럼 이만